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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일인분의 안락함

by TheCCE 2023.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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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분의 안락함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저자 출판사 발행
에릭 딘 윌슨 서사원 2023년 4월 21

 

 

 

산업혁명 이후 최고의 발명품, 에어컨은  
어떻게 일과 노동의 구조, 인종적 지위, ‘개인의 편리함’을 만들어왔는가?

 

“당신이 기후위기를 이해하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_베스트셀러 작가, 아미타브 고시(Amitav Ghosh)

 


“유익하면서도, 미친 듯이 재미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겪는 수많은 생태학적 공포의 맨얼굴을 알게 될 것이다.” 
 _<내셔널 북> 비평가, 에드문드 화이트(Edmund White)

 

 

냉매의 역사적 탄생과 죽음을 가로지르며 마주하게 되는 
새로운 삶의 윤리와 생태적 상호 의존성에 관한 생생한 기록!

 

 

 

 

 

 

에어컨과 자본주의의 ‘공모’ 
노동에 최적화된 신체의 탄생 

 

 

흥미롭게도 인간의 쾌적함을 목적으로 한 최초의 완전한 냉방 시스템은 쾌적함 그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닌 자본주의의 지속을 위해 설계되었다. 

 

에어컨은 공기를 제어했지만, 공기를 제어할 때 그 안의 프로세스와 사람들도 제어했다.

 

우리는 실내 온도를 통제할 수 있게 되면서 더 오랜 시간 일하게 되었다. 쾌적하고 안락한 실내 환경은 ‘노동하는 몸’을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 면에서 《감시와 처벌》에서 푸코가 지적한 ‘개별적이고 집단적인 신체의 강제’가 이루어진 공장과 학교에서 초기 기계 냉각이 발전했다는 사실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최고의 대기 상태’는 유용하고 효율적인 인간의 몸을 만들기 위해 필연적으로 요구되어야 하는 기술적 결과였다.

 

초기의 에어컨 산업은 ‘불편함’을 ‘구식’적인 것, 그것을 참고 견디는 것을 진보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며 예전에 논란이 일었던 ‘나쁜 공기’, ‘집단 독’처럼 어떻게 해서라도 해결해야 하는 것으로 몰아갔다.

 

그렇게 “유독한 생활 수준을 안전한 것으로 인식되도록 세상을 세뇌시켰다. 편안함은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를 위해 갈망하고 획득해야 하는 상품이 되었다.”

 


 

너무 가까이 있어 오히려 알지 못했던 냉매 
그리고 냉매를 파괴하는 일  

 


2017년, 한 비영리 환경단체가 기후 변화 대처를 위한 대책 100가지를 내놓기 위해 전문가들을 모았다. 

 

200명이 넘는 연구원들이 관련 자료를 모으고 수치를 계산한 결과, 1위는 바로 ‘냉매 관리’였다.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거의 가늠할 수 없는 양의 냉매를 성층권으로 쏘아 올렸지만, 지금도 그 사실을 거의 의식하지 않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냉매를 분리하거나 파괴하는 것만으로도 향후 30년 동안 897.4억 톤의 이산화탄소배출을 막을 수 있다이는 대략 올림픽 수영장 3,600만 개를 모두 채운 물의 무게 또는 지구상에서 가장 무거운 생물인 흰긴수염고래 약 9억 8,940만 마리의 무게와 비슷한 양이다.” 

 

꽤 희망적이지 않은가? 냉매를 파괴하는 일, 이것만 제대로 해결해도 우리는 전 세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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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피부와 검은 조약’  
세계 유일의 환경 국제 협약이 지키고자 했던 것 

 


1987년 9월, 몬트리올 의정서는 프레온의 주요 생산국이자 배출국인 호주, 캐나다, 미국, 서유럽, 동유럽의 지원 아래 채택되었다. 공교롭게도 프레온의 주요 생산국과 배출국은 지구상의 대다수 백인들이 거주하는 나라들이었고, 이들에 의해 통제되고 있었다. 

 

 

1987년 초, 미국 환경보호국은 CFC 위험도 평가 결과를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CFC로 인한 오존 파괴가 생태계 붕괴뿐만 아니라 피부암의 급속한 확산을 가져올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당시 주요 언론은 충격적인 오존층 파괴의 전 세계적 영향을 잠시 인정했지만, 오존층에 대한 관심은 피상적인 수준에 그쳤다. 

 

대신, 압도적으로 피부암에 집중했다. 미국에서는 자외선이 일으킨 가장 공격적인 형태의 피부암인 흑색종의 발병 건수를 기록해왔는데, 흑색종에 걸릴 확률을 높이는 위험 요소에는 ‘백인인 것 자체’도 포함된다. 

 

여기서 저자는 피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진다. “미래의 환경 파괴를 막는 세계 유일의 국제협약으로 여전히 칭송받고 있는 몬트리올 의정서가 다른 무엇보다 흰 피부를 겨냥하지 않았다면 그 위기를 인식시키는 데 성공할 수 있었을까? 만약 프레온이 주로 흑인과 유색인을 위협하는 방사능을 불러왔다면, 우리는 합의를 이룰 수 있었을까?” 

 

 

 

개인적인 편안함, 
그 편안함은 누구의 것인가?

 

2019년 여름, 38°C에 이르는 폭염이 3일 동안 지속되었을 때, 전기 공급회사 콘에드는 브루클린 남동부 지역에 일부러 전기 공급을 끊었다. 다른 지역의 전기 보전을 위한 선제적인 조치였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백인이 더 많고, 더 상업화된 지역의 ‘에너지 시스템 보전’을 위해 흑인과 유색인 노동자층의 거주 지역을 브루클린의 나머지 지역과 도시 전체에 ‘완충 지대’로 삼았던 것이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대형 요양 시설의 노인들과 유아를 포함해 5만 명 이상의 주민들이 24시간 이상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고 방치되었다. 한 전기 회사가 고의로 일으킨 정전 사태는 개인 냉방의 모순된 문제를 확실히 드러낸다. 또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위해 냉방 시설에 대한 접근이 보장될 필요가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도시의 폭염에서 누가 살아남고 살아남지 못하느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냉방 장치의 소유 여부와 관련이 없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누군가가 에어컨을 구입할 여유가 있다 해도, 에어컨을 가동할 에너지는 감당할 수 없을지 모른다. 또 설령 에어컨과 에너지 모두를 감당할 수 있다 해도, 우연이든 고의든 연중 가장 더운 시기에 보통 발생하는 정전에 직면하면 에어컨은 아무 쓸모가 없다. 

 


따라서 환경 위기에 대한 도구적, 혹은 기술적 해결책은 일부를 위한 해결책에 불과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문제는 사회적 체계, 구조에 있다. 도시 설계와 인종·계급에 따른 구분이라는 더 광범위한 문제를 처리하지 않는다면, ‘무료 에어컨 제공’ 같은 손쉬운 해결책은 조기 사망의 가능성을 허용하는 조건을 유지할 뿐이다. 

 

환경 정의를 위해서는 1) 지역사회가 통제하는 재생 에너지 공급이 필요하고, 2) 에너지가 적게 들고 환기가 잘 되는 건물, 그 안에서 지내기 위해 아무것도 구입할 필요가 없는 공공 냉방 공간, 더 나은 공원 관리와 공원에의 접근성 그리고 인종과 소득으로 여전히 분리된 공간들의 통합에 관심을 가지고 그러한 공간을 재설계해야 한다.

 

 

저자가 지적하는 것처럼 환경 운동이 개인의 ‘희생’에만 몰두한다면 이는 언제나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다. 

 

계몽, 설교, 수치심, 물질적인 편안함을 포기하라는 요구 등의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대신 “개인적 편안함의 추구가 결국 우리를 왜 좀 더 편하게 만들지 못하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한다. 

 

내가 바라는 것은 에어컨이나 모든 종류의 편안함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냉방 장치의 버튼을 누를 때마다, 인공적으로 냉방된 공간에 들어갈 때마다, 냉동실을 열 때마다, 즉 이러한 일상적인 행동을 할 때마다 서로에 대한 우리의 막중한 책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핵심은 편안함을 우리 일상에서 추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편안함에 대한 우리의 정의의 바꿔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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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례 ]  



1장 프레온 이전의 세계 : 개인적 편안함에 관한 문제


1 CFC-12 —043
2 냉각의 시작 —047
3 기계 냉장 기술 —061
4 습도를 지배한다는 것 —078
5 균일하고 보편적인 공기에 대한 믿음 —094
6 편안함의 과학화 —105
7 영화관과 냉방의 대중화 —119
8 개인적 편안함에 대한 정의 —136
9 냉방 자본주의 —157
(ESSAY) 프레온 회수 업자 샘과 그의 일에 관하여 Ⅰ —165

 


2장 프레온의 시대 : 계속되는 안전의 불확실성


1 모더니즘의 화신, 기적의 냉매 프레온 —189
2 기후 역사상 가장 지독한 그림자를 드리운 미친 천재, 토머스 미즐리 —195
3 쾌적 냉방의 시작과 화학적 쇼맨의 죽음 —211
4 더위와 인종 차별의 역학 —231
5 이동식, 가정식 에어컨의 부상과 사회적·심리적 풍경의 변화 —257
6 오존층, 지구의 방패가 아닌 파도와 같은 —281
7 파괴의 평범한 얼굴 —297
8 에어컨이 너무 일찍 가동된 슈퍼마켓 —313
9 자외선 지옥으로 가는 어떤 구멍에 관한 논쟁 —326
10 환경 재앙을 막기 위한 세계 최초의 협약, 몬트리올 의정서 —337
11 ‘과학적 불확실성’이라는 무기 —351
(ESSAY) 프레온 회수 업자 샘과 그의 일에 관하여 Ⅱ —359

 


3장 프레온, 그 이후 : 폐쇄계에 대한 믿음


1 또 다른 위기 —379
2 ‘오존 위기의 영웅’ 듀폰사의 민낯 —383
3 CFC 규제를 둘러싼 정치적 풍경들 —394
4 흰 피부와 검은 조약 —411
5 새로운 냉매의 출현과 지하 경제의 탄생 —418
6 냉방 중독 —433
7 느리고 광범위하게 일어나는 폭력 —444
8 배출권 거래제의 아이러니 —459
9 열적 쾌적성이라는 열망의 번짐,
그 책임에 관한 정치적 질문 —480
10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상호 의존성을 인식할 수 있다면 —498
11 공공성의 회복, 모두를 위한 냉방 —515
12 현재진행형 기후 위기 —533
(ESSAY) 프레온 회수 업자 샘과 그의 일에 관하여 Ⅲ —541

 

 

 

 

 

 

일인분의 안락함 | 에릭 딘 윌슨 - 교보문고

일인분의 안락함 | 뜨거워지는 지구, 편안함에 대한 우리의 정의를 바꿔야 할 때 산업혁명 이후 최고의 발명품, 에어컨은 어떻게 일과 노동의 구조, 인종적 지위, ‘개인의 편리함’을 만들어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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