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불러온 대재난, 역대 최악의 호주 산불이 야기한 기후 불균형의 증거를 찾아내다
- 서울대학교 정수종 교수팀, 2019-2020 호주 산불로 발생한 에어로졸의 복사강제력이 화산 폭발과 버금가는 대기 냉각효과를 주었음을 밝혀내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정수종 교수와 환경계획연구소 장동영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 그리고 독일 막스플랑크 화학연구소, 국립환경과학원, 이화여자대학교 환경공학과, 연세대학교 대기과학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최근 발생한 역대 최악의 호주 산불 발생원인 및 이로 인한 기후변화영향력을 분석하였다.
2019-2020 호주 산불은 지난 20년(2000-2020)간 축적된 위성 관측 자료를 기반으로 기후변화인자와 산불발생위험지수를 활용하여, 산불 발생원인이 기후변화의 영향임을 증명하였다.
또한 산불로 발생되는 미세먼지를 포함한 에어로졸의 양과 그로 인한 대기복사강제력을 증가시켜 대기 냉각효과로 인해 지표면 온도를 최대 4.4도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보통 수준의 화산폭발 시 발생하는 화산재의 복사강제력에 맞먹는 정도의 영향력이다.
기후변화는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더 빈번하고 점점 더 강렬한 화재가 예상됨으로 본 연구는 미래 기후 변화 예측 연구에 있어, 바이오매스 연소 에어로졸이 중요한 복사 강제 요인임을 보여주었다.
이 같은 결과는 국제 학술지 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에 2021년 3월 온라인으로 발표되었다.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발생빈도가 증하고 그 피해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는 증거가 증가하고 있다.
광범위한 산불은 엄청난 양의 에어로졸을 방출시켜, 대기 복사 강제력에 영향을 주며, 주로 이는 강한 냉각 효과를 준다.
▶ 에어로졸
* 출처 : 기상청
- 대기 중에 떠 있는 고체 또는 액체 상태의 작은 입자(약 0.001~100 μm)로 연무, 황사, 안개 등의 기상현상과 관련이 있다.
- 바람에 의한 비산, 화산폭발, 해염, 산불 등 자연적인 요인과, 산업 활동, 자동차 등 인간활동의 결과로 생성된다.
▷ 에어로졸과 기후변화
에어로졸은 온실가스와는 달리 기후를 냉각시키는 역할을 하며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3가지 효과는 다음과 같다.
1) 에어로졸-복사 상호작용 : 태양복사를 산란하거나 흡수해서 복사수지 변화
2) 에어로졸-구름 상호작용 : 구름 알베도 변화, 구름 수명 변화
3) 눈과 얼음 표면의 검댕으로 인한 지표 알베도 변화
※ 에어로졸의 복사강제력은 전지구 평균 –0.9(-1.0∼-0.1)W/m2(1750∼2011년)임
연구팀은 2019-2020년 호주 산불을 통해, 바이오매스 연소 에어로졸에 의해 교란되는 복사 강제력이 보통 정도의 화산 폭발로 방출되는 화산재의 냉각효과와 유사함을 보여줌으로써, 파괴적인 화재로 인한 에어로졸의 복사 강제력 변화를 통해 지구 기후를 어떻게 교란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연구팀은 2000년부터 2020년까지의 호주의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 인도양의 해수면온도 변화 분석을 통하여, 2019년의 이례적으로 강한 인도양의 양의 쌍극자지수를 진단하였다.
이는 호주의 고온건조기후를 강화시켜 호주남동부 지역의 산불의 장기화에 기여하였으며, 동기간 위성으로 관측된 화재발생지역, 활성화 화재 수 및 에어로졸의 광학깊이 분석을 통하여, 화재발생지역의 식생과 기후조건, 복사강제력과의 상호관련성을 설명하였다.
이와 더불어 지표알베도 및 지상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경험식을 활용하여 호주남동부지역의 산불로 발생된 대기오염물로 강화된 대기복사강제력을 -14.8 ~ -17.7 Wm-2로 진단하였고, 이는 막스 플랑크 대기화학 연구소에서 개발한 기후화학모델을 이용하여 냉각효과를 지표면 온도의 약3.7-4.4도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반도 기후재난, 시간문제
본 국제 공동연구 책임자인 정수종 교수는 “작년 발생한 역대 최악의 불난리에 이어 올해 최악의 물난리까지 연이어 최악의 기후 재난을 만난 호주 사례를 통해 경험했듯이, 한반도에서 역대 최악의 기후재난이 발생하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라고 강조하며,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지역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및 에어로졸 등에 대한 과학적인 감시가 강화되어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한 미래 기후 변화에 대한 통합적 연구가 필요하다”하였다.
[연구 결과]
Direct radiative forcing of biomass burning aerosols from the extensive Australian wildfires in 2019–2020 |
2019년 비정상적으로 강한 양성 인도양 쌍극자는 호주 남동부에서 덥고 건조한 날씨를 생성하여 2019년 9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엄청난 산불을 일으켰습니다.
이 화재로 발생한 거대한 바이오 매스 연소 에어로졸 기둥 은 대기 중 에어로졸의 태양광의 반사효율(대기복사강제력)을 높여 지구의 강력한 냉각 효과를 유도하였습니다.
우리는 MODIS 위성자료를 활용하여 산불로 방출된 대기오염물을 공간 분포 데이터를 수집하였고, 이를 활용하 여 바이오 매스 연소 지역에서 수집된 AERONET 지상 기반 데이터의 경험 적 관계를 기반으로 산불로 발생한 에어로졸 직접 복사 강제력 (ARF)을 추 정하였습니다.
산불로 인한 대기 오염물질은 빅토리아 (VIC)에서 0.3 이상 의 에어로졸 광학 두께(AOT)와 -14.8 ~ -17.7 Wm-2 사이의 강력한 음의 복사냉각효과를 주었으며, 이는 지표 기온을 약 3.7–4.4도 감소 시켰습니다.
이는 현재 발생하는 보통 정도의 화산 폭발로 발생한 화산재에 의한 복사 냉각과 같은 크기입니다.
일반적으로 바이오 매스 연소 에어로졸의 대기 수명은 약 1 주일 정도로 비교적 짧은 편이지만, 호주 남부에서 발생 한 산불에서 방출된 오염 연기는 태평양을 가로 질러 남미까지 확장되었습니다.
또한 호주 산불과 같이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건조기후가 지속되는 경우, 산불이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의 그 피해는 더욱 크고 지속적일 수 있습니다.
기후 변화는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더 빈번하고 점점 더 강렬 한 화재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그에 따른 바이오 매스 연소 에어로졸은 중요한 복사 강제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이는 미래에 대한 기후 모델 예측에서 설명되어야 합니다.
[용어 설명]
○ 양성 인도양 쌍극자
초여름과 늦가을 사이에 인도양 열대 해역의 수온 변화로, 동부의 낮은 수온과 서부의 높은 수온 분포를 보이는 대기해양현상으로 인도양 주 변 지역의 강수량에 영향을 줌. 인도양 서쪽에 위치한 동아프리카 지역 에서는 강수량을 증가시키며, 인도양 동쪽 지역은 강수량을 감소시킴.
○ 복사강제력
지구-대기(기후) 시스템의 영향을 주어 에너지 평형을 유지 및 변화시키는 외부 강제력 변화 및 내부 변화에 영향을 관여하는 인자의 영향력의 척도를 나타내 것으로, 양의 복사 강제력은 지표면 온도를 상승(지표 온난화) 시키고, 음의 복사 강제력은 지표면의 온도를 하강(지표 냉각화)을 나타냄.
[자료]
2019년 9월부터 2020년 2월까지 MODIS/Terra 위성으로 수집된 자료로 호주에서 발생한 산불로 소실된 누적 화재 지역과 활성화 화재 발생 수의 분포를 보여주고 있음.
호주 북부지역(열대 사바나 기후 대)의 산불로 소실 지역 넓게 분포하나 활성화 화재 수는 호주 남동 부 지역(온대기후대의 활엽수)에 비하여 적은 수를 보여줌.
이는 연소된 지역의 식생 유형은 발생지의 식생분포의 차이로 화재의 연료 의 차이를 보여줌.
호주에서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검은 여름”이라고 불린 역대 최악의 산불로 방출된 에어로졸의 2020년 1월 1에서 8일 동안 대기 경로 와 그로 인해 발생되는 대기 냉각 효과를 나타냄.
그림의 자료는 위성관측으로 산출된 에어로졸 광학 깊이와 지표 반사도, 경험식으로 산출한 에어로졸의 냉각 복사 에너지를 나타냄.
호주 산불은 꺼졌지만, 기후변화는 현재진행형 |
* 출처 : 그린피스코리아 (2020년 03월 09일)
호주 산불, 피해규모와 현재 상황
가장 큰 규모로 불이 나고 있던 뉴사우스웨일즈주에 호주 역사상 30년만에 가장 많은 비가 내리면서, 작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6개월간 지속된 호주 산불 사태가 일단락 지어졌습니다.
유례없는 가뭄과 폭염으로 이미 예상 되었지만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던 산불은 큰 피해를 남겼습니다.
최종 집계된 피해 면적은 대한민국 영토 보다 넓은 12.4만 제곱 킬로미터입니다.
호주 동남부에 위치한 뉴사우스웨일즈 지역에서만 5.4만 제곱 킬로미터의 숲과 초지가 불탔습니다.
이 지역의 한해 평균 산불 피해 면적은 약 0.3만 제곱 킬로미터입니다. 이번 산불은 평년대비 약 18배의 피해를 입혔습니다. 호주 전체로 따지면 숲의 20% 이상이 불타서 잿더미가 되었습니다.
숲과 초지가 불타면서 많은 피해가 있었습니다.
확산을 막기 위해 화마와 싸우던 소방관들을 포함해 33명의 사람들이 죽음을 맞았습니다. 사람들은 그나마 소방당국의 경보를 듣고 자동차를 타고 대피할 수 있지만 야생동물들은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시드니 대학의 생태학자인 크리스 딕맨 교수는 10억 마리의 야생동물이 죽음을 당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런데 이 숫자는 6.25만 제곱킬로미터의 숲이 탔을 때를 기준으로 추정한 것으로, 실제 숫자는 훨씬 더 많습니다.
게다가 10억 마리는 면적당 몇마리가 사는지 조사 자료가 있는 새, 파충류, 포유류 숫자만 계산한 수치입니다.
박쥐, 개구리, 물고기 등은 자료가 없어서 계산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여기에 벌, 나비 등 곤충과 기타 다른 생물들까지 합치면 뉴 사우스 웨일즈 지역과 인접한 빅토리아 지역에서만 약 2,400억 마리가 강제 화장을 당했다고 딕맨 교수는 말합니다.
가장 큰 피해를 입혔던 뉴사우스웨일즈주의 산불은 진화되었지만, 열대성 태풍등으로 인해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며 시드니와 같은 도시에서 홍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호주 산불은 3-4월에도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산불이 다시 내뿜은 온실가스
이번 호주 초대형 산불은 상상이 잘 가지 않을 정도로 많은 야생동물의 죽음 외에 큰 문제점을 하나 남겼습니다.
나무는 여러가지 이로운 작용을 하는데, 이 중 하나는 바로 광합성 작용을 통해 공기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탄소로 줄기와 잎을 만들고 산소를 배출하는 것 입니다.
그런데 산불이 나면 수십년간 흡수했던 탄소가 산소와 다시 결합해 지구를 뜨겁게 만드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가 되어 공기중으로 날아갑니다.
산불이 크면 클수록 더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되는데, 이번 호주 산불로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양은 무려 4억 3천만톤으로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가 넘습니다.
온실가스를 긴급히 줄여야 하는 기후위기 상황에서 이렇게 숲이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배출하게 된 건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듭니다.
이렇게 내뿜어진 온실가스가 지구를 더 뜨겁게 만들고 더 심한 산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영국, 네덜란드를 포함한 6개 국가의 과학자들이 기후변화가 이번 호주산불에 미친 영향을 발표했습니다.
공동 연구 결과에 의하면 기후변화로 인해 고온 건조한 기상 조건을 만들어질 확률이 최소한 30% 이상 높아졌습니다.
야구로 치면 3할타자가 4할타자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지구 평균온도가 2도 높아지면 이번 같은 초대형 초장기 산불이 일어날 확률이 최소 4배에서 최대 8배 이상 높아질 거라고 예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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